이 요망한 놈에 대한 관심은 이전부터 있었다. 그 옛날, 초등학교 때 엄마가 사준 '부자가 된 열두살 키라'라는 책을 본 이후로 고3 수능이 끝난 후에는 자발적으로 '워렌 버핏의 투자전략'과 같은 제목의 책을 빌려왔었다. 그러면서 엄마에게 '내가 부자가 되겠다'라고 선언했었다. 다만 문제는 책이 너무 어려워 끝까지 보지 못했단 점에 있었다.
그리고 그동안 가난에 찌들어 살면서 주식같은 것은 잊고 살았다. 이제는 직장도 생기고 시골 살면서 돈을 펑펑 쓰다보니 어느새 더이상 막 놀면 안될 것 같은 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마침 유튜브 알고리즘이 나를 주식으로 이끌었다. 한창 슈카월드 채널을 보기 시작했을 때였는데, 그러다보니 알고리즘이 나를 소몽의 미국주식 배당투자에 대한 영상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번뜩였다.
잊고 있던 나의 꿈이 생각났다.
주식왕. 재택근무.
배당투자란 정말 매력적으로 보였다. 게다가 요즘 주가가 하락해 동학개미운동이니 뭐니 개미들로 주식시장이 북새통이란다. 이 틈에 섞여 들어가면 나 하나쯤은 크게 티가 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살 수 있는 주식 관련 책들 중 마음에 드는 것을 보고, 유튜브 영상들을 미친듯이 돌려봤다. 그리고 국내시장과 미국시장 위주로 보기 시작했다.
제일 처음 본 책은 존리의 '엄마, 주식사줘'라는 책이었다. 매주 화요일마다 병원을 가기 위해 한 시간 정도 운전을 하는데 가고 오는 동안 읽어주기로 들었다. 처음에는 주식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산 책이었는데, 호기심이 더 커지고 궁금증이 더 많아지고 말았다. 덕분에 나의 퇴직연금 제도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지금 갖고 있는 돈들을 체크했다. 그리고 그동안의 소비에 대해 크게 반성했다. 아, 내가 그렇게 먹을 동안 농심 주식이라도 사 놓을 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정말 이상한 것이 내가 이렇게 관심을 가지면 때마침 물 들어오자 노젓는 뱃사공처럼 주변 모든 것들이 나를 그 길로 이끄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카카오뱅크에서 이벤트를 했다. 증권회사와 함께. 증권회사 계좌를 개설하면 1만원 지급, 다른 곳은 국내주식 1주 지급 등과 같은 이벤트였는데 일단 만원을 준다니까. 어떻게 안 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해서 나는 결국 생애 첫 증권회사 계좌를 개설하고 말았다.
한 20년 갖고 있을 생각으로 살만한 회사를 사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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