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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무능력자 맥시멈라이프/배움일기

코로나에 대처하는 나의 자세

2020.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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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말, 예전에 예약해 두었던 여행을 다녀올 때까지만 해도 코로나 19는 금방 지나갈 일일 줄 알았다. 약간 걱정은 되긴 했지만 독감 같은 것이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여행을 다녀오자마자 코로나 19라는 것이 일상을 덮쳐오기 시작했다.

일단 회사에서의 연간 일정이 모두 엎어졌다. 그러면서 올 크리스마스를 동유럽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보내겠다는 나의 당찬 꿈도 산산히 조각나고 말았다. 그뿐인가. 동유럽에서 크리스마스를 나고 이탈리아에서 따뜻한 햇살을 받고 돌아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이탈리아는 롬바르디아 등 감염자가 많은 16개 도시 봉쇄 수순에 들어갔다고 한다. 어느샌가 우리나라 확진자 수를 추월하여 세계 2위가 되었다고.

이렇게 되고 나니 1월 말만해도 마스크 쓴 사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던 작은 동네인 우리 동네 사람들도 마스크 안 쓴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게다가 얼마 전에는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 회사에서는 되도록이면 지역 이동을 자제하고, 여행금지령이 내려왔고 거의 대부분의 직원들이 자택 연금에 가까운 상태가 되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내게는 아이가 없어 덜 걱정해도 된다는 점 정도라고 해야 할까.

이렇게 계속 일상일까봐 무서운 마스크



그 덕분에 우리 집에서는 외식이 줄었다. 대신 집에서 먹는 일이 많아졌다. 끽해야 집에서 밥을 해 먹는 날이 일주일에 한 번 정도가 전부였는데, 요즘은 일주일 중 칠일을 집에서 해 먹는 것 같다. 한 번씩 배달시켜 먹는 거 말고는 할 수 있는 모든 레퍼토리를 동원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음식물 쓰레기가 되도록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 매번 식사 준비 때마다 애를 먹는다. 그래도 우리 집 같은 경우에는 저녁만 먹으면 되는 편이라 어제저녁엔 제육볶음을 하고 오늘 저녁엔 남은 제육볶음에 볶음밥을 해 먹는 식으로 응용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제 슬슬 레퍼토리가 떨어져 가고 있어 큰일이다.


그리고 집에서 하는 취미생활이 늘었다. 블로그를 시작했고, 꽃꽂이도 2주에 한 번쯤 하고 있는 것 같다. 레몬 나무를 키우기 시작했으며, 어제는 바질을 키우려고 사왔다. 턴테이블도 샀다. 책도 조금 봤다. 이대로는 죽겠다 싶어 몸도 약간 움직여보기도 한다.

코로나 19 덕분에 그동안 미뤘던 공부도 할 판이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이제 그만 나가 놀고 싶다. 날씨가 풀리고 새싹이 돋아나고 있더라. 비행기표는 눈물을 머금고 취소했지만, 어서 이 난리가 끝나 아픈 사람도 없고 마스크도 없이 편하게 나갈 수 있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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