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소담하고 아담한 마을카페
지리산으로 휴가를 떠난 당신에게
휴가를 떠나기 어려운 계절이 되었다. 어디 갈만한 곳도 없고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곳도 많다. 하지만 그래도 다들 어떻게 휴가를 떠나는 거 같은데, 나도 그렇게 야심차게 준비한 휴가가 시작도 해보기 전에 취소되었다. 강원도 렌트카와 강원도 호텔을 잡고 싶었지만 없어서 선택했던 에어비앤비 숙소를 결국은 취소하고 나니 마음이 헛헛했다.
그리고 나서 잠시 바람이라도 쐴 겸 가볼만한 곳을 찾다보니 지리산 자락에 있는 마을카페 하나를 찾아냈다. 함양군 마천면에 있는 이 카페는 지리산 둘렛길에 위치하고 있어 부부가 숙소를 같이 운영하고 있었다.
가는 방법 및 주차
네비에서 마을 카페 안녕이라고 하면 나온다. 주소를 검색하면 전화번호도 있으니 영업 중인지 여부를 확인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런 곳에 카페가 있다고? 싶은 길을 네비가 안내해주는 대로 따라가다보면 창원마을이라는 곳이 나온다. 장수마을이라는 곳에 조그마한 보건소를 지나서도 더 올라가다보면 작은 길을 따라가면 작은 카페가 나온다.
곳곳에 이정표가 있어 찾아가는 것도 어렵지 않고 날만 조금 선선하다면 아래에 있는 보건소같은 곳에 차를 대고 걸어올라가도 좋을 것 같다. 주변 마을을 구경하는 것도 좋고 곳곳에 있는 표지판 사진도 찍고, 푸르른 녹음과 색색깔의 꽃들을 구경하면 정말 좋았다. 햇빛이 너무 뜨겁지만 않다면 말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우리가 걸어올라갔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카페 앞까지 차를 가지고 갔었는데 주변에 차를 댈만한 곳이 보이지 않아 내려와 보건소에 대고 올라갔다. 약 15분 정도 걸린 것 같은데(체감상, 실제로는 잘 모르겠다) 나중에 보니 카페 사장님께 여쭤보면 차를 댈만한 곳을 안내 해 주시더라. 안그래도 우리 차를 봤는데 내려가길래 뭐지 했었다는 걸 보니 카페 방문이 목적이라면 사장님께 주차할만한 곳을 알려주면 친절히 알려주신다.
꽃과 풀이 가득한 숲속의 작은 카페
차를 대고 걸어올라가기 시작하는 순간 가지 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덥고 길이 너무 멀어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 앞에 도착하는 순간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인간이란 단순하지만, 너무 예쁘고 귀여웠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사람의 마음은 변하는 거니까.
지리산 둘레길을 끼고 있어서 라이딩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주변에 숙소에 묵으면서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도 어떻게 알음알음 찾아오는 것 같았다. 담장 안팎으로 꽃들이 정말 많이 피어있는데 계절마다 바뀌는 풍경을 보는 것도 이 작은 카페를 찾는 즐거움이 될 것 같기도 하고, 마당에도 자리가 있어 선선해지고 난 후에는 밖에 앉아 바람을 즐기며 신선놀음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들어가면 주인 두 분이 반겨주시는데 그 소리가 참 듣기 좋았다. 반갑게 맞아주시며 오랜만에 동네에 다시 돌아온 것처럼 인사를 해 주시는 것이 기분이 좋았는데, 이 주인 두 분과 함께 또 우리를 맞이한 것이 또랑이였다. 혹시나 알러지가 있을까봐 걱정하며 먼저 고양이 괜찮냐고 물어봐 주시며 또랑이를 소개 해 주셨다.
쿠바 대신 지리산에서 마시는 청귤청 모히또
작지만 감성카페와 같은 아기자기하고 예쁜 인테리어를 갖춘 카페모습 만큼 메뉴도 제법 다채로웠다. 케이크 종류도 몇 종류인가 있었고, 마실 것도 다양하게 있었다.
메뉴를 고민하고 있다가 모르는 것이 있어 물어보면 금방금방 친절하게 대답해 주셨는데, 쿠바 카리브해에서 모히또를 마시는 것이 꿈인 주인장이 대신 청귤로 모히또를 만들어 보았다는 설명을 바고 청귤 모히또를 설명하자 사장님께서 럼을 추가할 수 있는데 어떻게 할까요라고 물어와 당연히 넣어주세요라고 답했다.
쿠바도 못 가고 카리브해도 못 봤고, 강원도도 못 봤지만 지리산 자락에서 만난 모히또. 덥고 뜨거운 여름의 갈증을 날려주는 시원하고 상큼한 맛이 정말 좋았다. 대나무 빨대는 처음이었는데 이것도 괜찮았다.
그리고 또 하나 놀라게 한 건 단호박 바스크 치즈케이크.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부드러운 텍스쳐에 단호박 향과 그 안에 남아있는 치즈케이크 풍미가 너무너무 좋았다. 배고프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맛있었으니 혼자 두개는 먹을 수 있었을 것 같다.
조금 더 선선해지면 밖에서 바람을 맞으며 멍때리며 지리산 경치를 즐기고 오기 좋을 것 같다. 물론 지금도 실내는 시원하고 좋다.
나가는 길에는 올때와 다른 예쁜 길을 알려주셔서 그길로 내려오니 경치도 좋고 저 멀리 천왕봉까지 내다보였다. 혹시나 지리산 근처를 지나고 있는 분이 카페를 찾고 있다면 수고로움을 감수하고서라도 찾아가 볼 만한 카페였다.
친절한 사장님 두 분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맛있는 음료와 디저트까지 너무너무 좋은 여름 휴가 조각이었다. 조만간 다시 가보고 싶다.
♥구독, 좋아요♥
한번씩만 눌러주시면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비로그인도 구독, 좋아요가 가능하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낭만형떠돌이 어디라도좋아 > 먹기위해 가는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원 서남만찬 (0) | 2020.03.27 |
---|---|
장수 프랑스 빵집 송해븐 (0) | 2020.03.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