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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스페인 여행을 떠나려는 당신에게 나는 정말 겨울을 싫어한다. 겨울이 주는 그 추위, 잎이 모두 떨어진 나무가 주는 황량함,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이겨내기 위한 두껍고 무거운 옷과 움츠러든 어깨까지 무엇 하나 마음에 드는 게 없다. 빛 조차도 줄어 들어 겨울엔 사진을 찍어도 내 맘처럼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겨울을 무척이나 싫어한다. 예전부터 변하지 않는 한가지 바람은 언젠가 따뜻한 남쪽 나라로 이민 가는 것이었다. 반쯤은 농담이지만, 반쯤은 진심이다. 그만큼 나는 겨울이 싫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겨울에는 움직이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기도 하다. 덕분에 친구가 매년 스키장을 가자고 해도 ‘겨울에는 나다니는 거 아니다’라며 거절해 왔다. 그러나 직장이 생기고 나니 겨울이 아니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여름, 아니면 겨울 밖.. 2020. 2. 27.
여행이 일상의 꿈이라면 2019년은 유독 길고 힘든 한 해로 기억나, 아직도 그 씁쓸한 뒷맛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입안이 거칠게 느껴진다. 무엇을 했는지 조차도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무엇인가 분주했고 그만큼 여유와 쉼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았었다. 누가 '무엇이 그렇게 힘들었냐'고 물어보면 '잘 모르겠지만, 그냥 다 힘들었다'고 밖에는 말이 나오지 않는 그런 한 해였다. 그래서 2020년에 들어서자마자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1년 후에 떠날 비행기표이자, 2020년을 보내는 나에게 주는 선물. 프라하에서 로마까지, 크리스마스와 신정을 지나 돌아오는 짧고도 긴 20일의 여정을 올 한해 동안 손꼽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쌓아 갈 예정이다. 여행이 일상의 꿈이라면, 이러한 하루하루는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 일상이라고 부르고 지나치는 .. 2020.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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